06. 전세계가 불황의 공포로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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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은 R의 공포라는 용어로 요즘 언론에 자주 소개되는데 불황이 발생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길래 이걸 공포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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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따라가자면 불황의 결과는 불경기이고 불경기의 결과는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즉 불황을 애초에 해결하지 못하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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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디플레이션은 대체 무슨 문제를 일으키길래 이걸 미리 막자고 이렇게 전세계가 걱정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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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으로 돌아가보면 답이 나온다. 바로 "대공황"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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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글에서 언급하였다시피 군대는 비생산 조직이다. 단순히 생산활동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의 소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는 시기가 바로 전쟁이다. 국가가 군대를 이용해 전쟁을 하게 되면 경제적으로는 비용의 지출이 늘면서 소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경제적 수치상으로는 호황기와 동일한 현상이 국가에 벌어진다. 다시 100년전으로 돌아가보면 1914~1918년 까지 일어난 1차 세계대전은 일종의 경제적 호황이 적어도 승전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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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쟁이 끝났다. 잔치가 끝난 것이다. 전쟁이 만들어낸 극단적인 소비가 줄어들고 승전국을 중심으로 전쟁을 위해 과잉생산한 모든 것들. 과잉 평가된 모든 것들에 대한 계산서가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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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모든 재화의 가격이 떨어지고 모든 자산가격이 폭락하고 미국과 유럽의 주식 시장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대공황의 시작이다. 교과서에서 본 뉴딜 정책이 바로 이 때 이 대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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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대공황에 대한 대처는 각국이 달랐다. 미국은 넓은 내륙을 개발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유럽도 육지와 강으로 연결된 여러 나라들이 서로 연합하여 대륙을 개발하고 서로의 교역을 늘리는 것으로 대공황에 나름 대처할 수 있었지만 일본은 달랐다. 1차 대전 승전국중의 하나임에도 멀리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아시아 변방에 위치한 일본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처럼 교역이나 발전을 도모할 넓은 영토와 대상국이 없었다. 일본은 쉬운 방법을 선택한다. 다시 전쟁을 일으켜 전쟁특수를 누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일본은 1932년 중국을 침입하여 만주국이라는 괴뢰국을 새우고 이후 1937년엔 중일 전쟁을 일으켰으며 연이어 1941년에는 진주만 공습까지 이어지는 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범국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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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경우는 비록 전쟁에서는 패했을지 몰라도 경제 생산능력에 있어서 만큼은 이미 원래의 능력을 회복하고도 남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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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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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1차 세계대전 때만해도 전투기나 미사일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 본토가 폭격의 피해를 입지 않은 덕에 공업 생산설비 유실이나 인재의 타격이 많지 않았고 그 결과 독일은 2차 대전을 벌일 수 있을 만큼 빠르게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대에 발생한 경제공황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독일 역시 일본처럼 주변국을 침략하여 흡수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국 폴란드 침공과 함께 2차 대전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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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불황은 불경기로 이어지고 불경기는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디플레이션은 대공황으로 이어지고 대공황은 전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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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진짜 공포는 바로 전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