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라고 부르건 코인이라고 부르건, 고상하게 블록체인 토큰이라고 부르건 상관없다. 중요한건 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나 쓰일 법한 가상화폐가 거래소를 통해 현실 금융과 연결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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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코인을 얻기위해 코인시장으로 넘어온 현금은 지금도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왜냐면 이들 자금은 잉여 자금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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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들어온 현금은 지금 대부분 비트코인으로 바뀌어 있거나 또는 USDT, USDC, BUSD, BNB, XRP과 같은 스테이블 코인으로 바뀌어 있다고 보면 된다. 코인판에 변동성이 커지고 위험성이 커지면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늘어나는데. 현재 암호화폐 시가총액 10위 안에는 방금 언급한 스테이블코인들이 3,4,5,6,7 등을 모조리 차지하고 있는 것만봐도 알 수 있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저 스테이블코인들이 언제라도 상황이 바뀌면 다른 코인으로 흘러들어갈 저수지의 물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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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쉽게 얘기해서 달러다.
USDC로 설명하면 된다. USDC는 미국 10대 은행 연합이 공동으로 만든 CIRCLE재단이 지급준비율 100%를 보증하는 달러 패깅 암호화폐다. 말이 어려운데.. 쉽게 적자면 그냥 미국은행이 USDC 1개를 받으면 언제라도 실물 1달러로 교환해 주는것을 보증한다는 것으로 미국 달러는 이미 암호화폐와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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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같은 실험 굳이 안해도 이미 달러는 암호화폐세계와 연결되었고 그것도 무려 시총 4위. 금액으로는 71조원어치나 이미 발행되어 있다는 것이고. 같은 1달러 패깅을 하고 있는 테더와 BUSD를 생각하면 암호화폐의 형태로 존재하는 달러만 이미 200조원이 넘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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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 달러에 패깅된 순간 암호화폐 전체가 코인런에 빠지는 데스스파이럴로부터 안전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즉 달러가 버티는 한 이제 코인런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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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하자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너무 심해서 안전자산으로 갈아탸야겠다고 생각하면 이전에는 그 코인을 팔아서 현금으로 쥐고 있다가 다시 그 현금으로 코인을 샀어야 했는데 이제는 현금 대신 USDC라는 달러코인으로 갈아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어떤 코인이 오를 것 같으면 그 USDC를 해당 코인으로 교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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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그냥 다들 그러기로 해버린 것. 그게 탈중앙화의 매력이랄까.. 암호화폐 세계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아 다시 안정궤도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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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이렇게 한번 코인경제로 들어온 달러든 현금이든 다시 현실세계로 나가지 않는다. 그냥 코인화되어서 남아 있다가 다른 코인으로 넘어갈 뿐이다.
스테이블코인 덕분에 모든 코인들은 이제 실제로 "존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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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코인들이 어느정도의 평가를 받느냐는 해당 발행 및 소유 주체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고, 경제학적으로 보자면 달러가 모든 코인의 존재를 뒷받침해 주게 되었으니 이제 누구라도 달러에 기반해서 자기만의 화폐를 발행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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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용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였다. 개인이 어떻게 개인을 믿을 것인가? 믿을 필요 없다. 그냥 그 개인이 발행한 코인을 믿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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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한 내용이 많지만. 핵심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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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문적인 코인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개미핧기가 되어 버렸다. 물론 코인을 사라고 부추길 마음도 없다. 투자는 모두 자기 책임하에 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