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모두 달러값이 올라서 곡소리가 나는 중이다.
달러값? 그렇다. 돈에 대한 이야기 즉 숫자 얘기 시간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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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얘기부터 해보자면 일단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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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매년 발표하는 자료를 참고해 보면 그럴싸한 부존자원 하나도 없지만 대한민국은 15대 산업 분야의 중요 수출국이다. 하나하나 보자면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자동차부품, 선박, 디스플레이, 섬유, 무선통신, 컴퓨터, 가전,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에서 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놓고 다투는 나라다. 그런데 이 모든 산업의 제품이 수출되면 그 대금은 당연히 달러로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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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계산해보자.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일때, 반도체 1개 팔아서 100달러를 벌면 원화로 10만원을 번샘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일때, 반도체 1개 팔아서 100달러를 벌면 원화로 13만원을 번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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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그럼 달러값이 오르면 나는 원화로 더 많은 돈을 버는거네. 좋은거네.
맞다.
수출하는 회사에게는 그렇다. 특히 당신이 수출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면 그냥 앉아서 매출이 30%가 오른 것이다. 축하한다. 인센티브 당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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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입하는 회사에게 이 말을 고대로 적용하게 되면,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일 때, 설탕 100kg 수입가격이 100달러 였다면 원화로 10만원이 나간거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일 때, 설탕 100kg 수입가격이 100달러 였다면 원화로 13만원이 나간게 된다.
그냥.. 앉아서 비용이 30%가 늘어난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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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회사는 어딘가에서 비용 줄이라고 난리가 날 것이다. 누군가는 이 때문에 회사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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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환율이 오르고 내리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수출하는 입장과 수입하는 입장에서 뭐가 다른지 이제 간단히 알겠는데 그럼 이 달러환율은 어떤 이유로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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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결정하는 "미국 기준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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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FOMC회의는 6주마다 열리니 1년이면 평균 8번 정도 개최된다.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9월 15일 현재 미 기준 금리는 2.50% 고, FED는 2022년이 지나기 전까지 이 금리를 4.0% 이상까지 올리겠다고 매일 얘기를 하고 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현재 2.50%인 이 미국 기준 금리 덕분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에 이르고 있다. 2022년 2월까지만해도 원달러 환율은 1,150원 수준이었는데 7개월만에 20%가 넘게 올랐다. 위 예시대로 수입물가가 앉아서 20%나 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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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이에 맞춰서 금리를 따라 올렸고 미국과 같은 2.50%다.
음. 2.50% 별거 아닌거 아냐? 가령 내가 100만원을 빌렸다면 은행에 내야 하는 이자가 1년에 2만5천원 내는 건데 이게 큰 건가? 싶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틀린 생각이다. 기준금리는 돈을 빌리는 우리 개인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아니라 중앙은행에게 돈을 빌려오는 각 개별은행들이 내는 금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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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이 중앙은행에게 돈을 빌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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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부를 시키지 않는 대한민국 교육덕에 우리는 돈이 어디서 생기는지에 대해서 너무나 무지한데 우리가 쓰는 이 모든 돈들은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이 공급한다. 그리고 각 개별은행들이 저 기준금리에 맞춰서 중앙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오고 거기에 자기들의 운용비용과 마진을 추가해서 우리 각 개인들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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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을 표현하는 금리 단위는 basis point 인데 최소단위는 1%를 100분율로 표시하면 0.01 즉 100bp로 표시된다. 25bp를 올렸다고 하면 0.25%가 오른 것이다.
이 기준 금리는 보통 25bp씩 올리거나 내리는데 한번에 50bp를 변화시키면 이를 빅스텝(big step)이라고 부른다. 75bp를 올리면 이를 자이언트 스텝이라 부르는데.. 미국이 올해만 두번 75bp를 올렸다. 참고로 캐나다가 지난달 100bp를 올리면서 울트라스텝을 먼저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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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0.25% 오를 때 각 개인에게 적용되는 시중금리는 최소 1%정도 오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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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2.0%를 유지하던 금리를 미국과 맞춰서 50bp를 올리는 빅스텝을 밞았고 이 금리에 연동되어 시중금리도 상승하였다. 예시를 해보자면 대한민국 천만명이 사용중인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3.86%에서 4.15% 사이였는데 오늘 현재 6.33%까지 오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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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체감해 볼까?
1억원의 대출을 쓰던 사람이라면 1년에 400만원 내던 이자를 640만원 내야 한다는 뜻이고 월로 환산하면 한달에 33만원 내던 것이 53만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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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으로는 20만원이지만 상승율은 무려 62%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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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의 기회비용이 감소하는 것이고. 이를 소득으로 매꾸려면 오른만큼 세금도 내야 하니 최소 연봉이 400만원이상 올라야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연봉 5천만원 직장인이 400만원 연봉이 오르려면 8%는 급여가 올라야 되는데.. 어디 승진해서 이직하지 않는 이상 쉽게 올릴 수 있는 단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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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얘기만 따로 한참을 더 할 수 있긴한데.. 중요한건 달러환율 얘기니 다시 달러 얘기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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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금리를 올리게 되면] 미국 주요 은행들도 덩달아 대출 금리를 올리게 되고 개인들과 기업들과 기관들은 [비싼 이자를 내지 않기 위해서 빌렸던 돈을 상환하게 된다.] 즉 시장에 풀려 있던 달러가 은행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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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는 자국내에 풀려 있는 달러가 은행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 [미국으로부터 달러를 빌려온 기관이나 은행들은 거꾸로 달러를 갚기 위해 자국 통화로 달러를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평소보다 더 많은 달러를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즉 [달러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달러값이 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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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딴 사람들은 다르게 설명하던데.. 달러 이자가 좋으니까 원화 팔고 달러로 바꿔서 미국은행에 넣으려고 그런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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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얘기다. 경제적으로 이익이 높으니까 원화를 팔고 달러로 바꿔서 미국으로 돈을 뺀다는 의미로 설명을 하는 것인데 그건 투자 금융에 대한 이해가 없다보니 나오는 비유다. 큰 돈은 대부분 빌린 돈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돈이 아니다. 예대마진보다 높은 이익을 찾아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해외 투자를 하는 것인데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율과 국가 경쟁력이 충분히 높다면 굳이 그 돈을 예금에 넣겠다고 빼겠는가? 그래봐야 예대금리 2.5%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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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투자하러 간 돈 대부분은 펀드의 형태로 투자기관이 은행이나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이다. 은행 입장에서 담보율 100%인 안전자산에 대한 대출 금리 조차도 보통 기준금리보다 최소 1% 이상을 보장하게 마련인데 담보율이 떨어지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하겠다고 돈을 빌려가는 기관들이 어느정도의 이자율을 보장하겠는가?
2% 시기에 부동산 대출금리가 3.5% 정도였는데 기관이 빌리게 되면 보통 2배 인 6~7% 정도의 이율을 보장해야 한다. 즉 이미 기준금리 2% 시절에도 투자자들이 조달하는 금리는 6%에 이르고 있다는 의미다. 이 금리가 자이언트 스텝인 100bp가 올라서 3.00%가 되면 시중 금리는 7%에 육박하게 되고 같은 로직으로 투자기관들의 조달금리는 그 두배인 12~14%에 육박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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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미국의 투자기관이 한국에 투자해서 14% 이상의 이익을 내지 못하면 이자도 못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경제 성장율과 개별 기업들의 경쟁력이 충분히 받쳐준다면 그래도 이 돈들이 버틸 것이다. 또 이미 투자된 돈들은 낮은 금리에서 들어온 자금들이기 때문에 당장 나갈 이유도 없다. 하지만 모든 투자금은 만기가 존재하고 만기에 도달하면 그 돈은 되돌아 가야 한다. 새로 만들어진 투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오려면 14% 정도는 충분히 올라줄 상황이어야 그 돈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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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니 달러 환율이 오르는 이유가 항상 애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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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다시 미국을 살펴보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함께 실행한 정책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IRA(임플레이션 감축법)와 chip 4 동맹 그리고 미국으로의 제조업 회귀를 위한 각종 지원 및 제제 정책말이다. 미국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면서 금리를 올리고 동시에 위의 과정으로 되돌아온 달러가 다시 외국으로 확 세어나가지도 못하게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동시에 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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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절대파워는 군사력에서 비롯되지만 이 달러가 미국으로 되돌아가는데는 미국 자체의 국가 경쟁력, 미국 산업의 세계 경쟁력이 여전히 무지막지한데서 비롯된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미국의 정치는 이 경쟁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 진영에 상관없이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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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미국은 왜 하필 올해 이런 일들을 단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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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000년대 이후 아시아가 너무 강해졌다. 특히 핵심 미래 산업이라고 얘기하는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석유제품, 자동차, 조선, 바이오 분야에서 아시아가 너무 커졌다. 일본은 여전히 소재부분에서 압도적이고, 중국은 말해 뭐하나, 거기에 대만과 한국도 미친듯이 성장했는데 중국, 대만, 일본, 한국이 사실상 반도체, 배터리, 휴대폰, 디스플레이, 통신장비의 클러스터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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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같은 아시아에 속한 러시아는 저렴한 석유와 천연가스로 유럽의 에너지 가격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쳐왔고 중국은 거대 소비국으로서 미국을 견제하며 러시아와 함께 유럽에 정치적 영향을 끼치기까지 하니 더 이상 뒀다가 아시아가 단결하고 유럽이 아시아에 협력하는 모양이 나오게 되면 미국은 북아메리카에 고립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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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다들 내수 지키기도 고만고만한 이때가 미국입장에서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어가는 판을 깨고 싹을 밟아버리기 위해 더 늦출 수 없는 시점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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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더 보자면 미국이 이렇게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는 동안 다른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구매력을 잃게 되고 동시에 기술 및 산업 발전에 투자할 자금도 쓰지 못하며, 복지에도 자금을 덜 쓸 수 밖에 없기에 정치적으로도 민심을 잃고 혼란이 가중될 예정이다. 심지어 유럽은 전쟁 때문에 군비도 늘려야 되다보니 이래저래 미국외 전세계의 경제 격차가 벌어지는 미래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10월 16일 시진핑의 3연임이 만약 성공하더라도 중국이 이를 뒤집고 미국을 견제할 수 있을까? 참고로 중국의 2022년 6월 경제성장율 예상치는 2.5%에 불과하고.. 그 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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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현재 미국의 이 거대한 양털깍기는 진행중에 있고, 강달러 앞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 다들 금리를 올리고 있긴 하지만 결론이 난 싸움에 어쩔 수 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나라도 미국보다 앞서서 수를 내고 싸울 대안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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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세계는 여전히 달러 패권 아래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