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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인구 감소 문제가 현실이 되었다.

 아마도 1970년대생들은 기억할 것이다. 한반에 보통 60번대까지 있었다. 한 학년 60명이 모인 교실이 보통 6반에서 무려 15반까지 있었다. 한 학년에 학생만 작게는 360명에서 많게는 900명이 넘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때 (그때는 이름도 국민학교 였다).. 아침 조회 한다고 운동장에 모이면 3천명에서 5천명에 이르는 인원이 운동장을 가득 채우고 좌우로 정렬하여 서서 교장선생님의 훈시를 한시간씩 듣고 국민체조 후 한주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운동회 날이 되면 가족들까지 총동원되어 학교 주위를 가득 채우는데.. 4인가족 기준으로 잡아도 엄마 한명만 날보러 나와도 6천명이 되는거고.. 동생까지 따라나오면 1만명은 우습게 모였다. 먹거리와 놀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모여드는지.. 장사하는 사람들이 또 그 사이를 가득 채우고.. 그야말로 사람이 사람구경하러 모이는 그런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많아야 25번이다. 밀집지역이나 그렇다. 조금만 외곽이나 지방으로 나가면 한반에 많아야 14번이다. 반수도 5반을 넘지 않는다. 즉 한 학년이 70명. 정말 많아야 200명이다. 초등학교 6학년 전부를 모아도 500명도 되지 않으며 많아봐야 1천명이다. 순위권으로 얘기하자면 충남 천안에 있는 아름초교가 2,280명으로 전국 1위고, 서울은 강남구에 있는 대도초교가 2,129명으로 전국 3위다.

 70년대생은 아무 학교나 가도 3천명이 넘었는데..지금은 전국 1위가 2천명인 시대인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비교하자면 지금 40~50세까지 인구가 410만명인데 지금 현재 10~20세 인구는 240만명 밖에 되지 않는다. 더 내려가서 0~10세까지 인구는 딱 200만명이다. 진짜로 지금 어린이들은 우리 인구에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게 뭐가 문제인지 사실.. 쉽게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당장 내 삶에 연결점이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또 그간 외국인들이 그 틈을 유기적으로 메꿨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았기도 하다. 그러나 하나씩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나온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비숙련, 저임금 노동으로 분류되는 산업에는 모두 외국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서버들은 모조리 조선족이 자리 하고 있으며, 이삿짐 센터는 우리랑 똑같이 생긴 몽골인들이 있으며, 건설현장에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온 외국인들이 우리를 대신해 아파트와 상업건물들을 짓고 있다. 대구나 구미, 마산, 창원 등 그나마 공장들이 남아 있는 공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젊은 한국인들 대신 전세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로 가득하다. 농촌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과수원은 수분을 시키기 위해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많은 수의 노동자을 고용하고 있고 이는 수확기도 마찬가지다.

 이 숫자가 얼마나 되냐면 통계상으로 외국인 근로자수는 61만명. 불법체류자 20만명. 도합 80만명에 이른다. 위에 언급된 공단, 농촌, 도시의 비숙련직은 줄어든 한국인들을 대신해 외국인들로 채워진 것이다. 특히 서울, 경기, 5대 광역시에 사는 대한민국 인구의 70%는 이와 같은 이유로 삶에 직접 연결된 지점에서 줄어든 인구 문제를 체감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개인은 그렇다 치고 국가와 기업입장에서 어떤 문제를 낳는지 살펴보자.
인구 감소는 소비자수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오늘 40대에게 100개 팔리는 물건이 20년 지나면 같은 40대에게 50개 밖에 팔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 대표적으로 식자재와 주류는 먹을 입이 반토막 나게 되니 당연히 내수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부동산도 20년 뒤부터는 매도자는 그대론데 매수자는 반밖에 되지 않는다. 전자제품 역시 마찮가지다. 지금은 일년에 800만대씩 팔리는 휴대폰도 20년 뒤엔 1년에 내수로 400만대 팔기도 힘들어 진다.

 인구감소는 수요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생산자 측면에서 이전보다 대량 구매를 하지 못하게 되니 원자재 구매력의 약화로 이어져 가격 상승의 요소가 된다.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마 그때도 지금보다 많은 수의 외국인이 국내에 거주할테니 그들이 함께 소비를 해 주겠지만 완전히 이민을 온 것이 아니라면 안정적으로 장기체류를 해야 소비를 하게 되는 제품은 수요감소가 불가피 하다. 교육관련 산업은 이미 줄어든 수요에 직접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의외로 타격이 크지 않다. 그보다는 근로소득을 기반으로 하는 예,적금이 극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레거시 금융이 20년 뒤에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심하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대안을 제시하기 이전에 발생할 일들만 나열해도 하루가 모자란다.. 변화는 소리없이 느낌도 없이 스며들어 주위를 감싼다. 그리고 나와 직접 연결되는 지점에서 발생해야 그제서야 발등에 불이 된다.

일단 3자녀 낳은 집은 부잣집이든 찢어지게 가난한 집이든 그냥.. 똑같이 애국자다. 1명 낳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자녀 앞으로 1억씩 주고 시작하자. 다른 대안 생각하기 전에 일단 언발에 오줌누기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