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국가 경쟁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이란 주어진 국제 경제환경 속에서 그 나라의 경제주체인 기업·정부·개인이 다른 나라의 경제주체와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총체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즉 타국과 경쟁하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능력과 이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러한 정의를 기반으로 오늘 현재 유의미한 숫자적 통계가 집계되는 UN 산하 195개국을 살펴보자.
일단 경제에 대한 이야기이니 당연히 가장 부유한 나라부터 찾아보자. 슈퍼파워 패권국가 G1 미국이 당연히 1등이다. 금액으로 보면. 2022년 4월 기준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미국의 GDP 총액은 25.34조 달러. 원화로 3경4,367조원에 이른다. 어우.. 3경이 대체 무슨 숫자인지.. 감도 안온다.. 가로로 쓰면 동그라미가 16개나 붙는다.. 읽히지도 않는다.. 암튼.. 이게 천조국 미국이다.. 아니.. 경조국이었네..
우리 주변국은 어떨까? 중국은 2경 7,000조원으로 단독 2위다. 역시 중국도 경조국이었구나. 일본은 6,659조원으로 3위다.
4위는 유럽으로 건너가서 독일이 차지하고 있다. 5,763조원이고, 5위는 영국으로 4,570조원이다.
그럼 우리 대한민국은? 2,400조원으로 세계 12위에 해당한다. 오.. 우리도 나름 천조국 반열에 올랐었구나.. 대략 미국 경제규모의 7% 정도에 해당하는 샘이다.
자. 숫자들이 커서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간단하게 계산해 보면.
미국 중국 둘이 합쳐서 6경이 넘는다.
나머지 3,4,5 등을 다 합쳐서 1경 5천조원이고.
기타 6등 이하 190개 모든 국가의 GDP를 합산해도 5경원에 불과하다.
즉. 미국+중국 의 경제규모가 나머지 전세계를 합친 것과 것의 같은 것이다.
단독 3위인 일본과 중국의 경제규모차이는 4배정도 되고. 일본과 미국의 경제규모차이는 5배 정도 된다.
음.. 일본정도 규모가 더해지면 중국과 미국은 적어도 GDP에서는 동급이 된다고 읽어도 된다.
다행이 모든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는 등급에 따라 리그가 나뉘는데 국가별 경제규모를 기반으로 리그를 나눠보자면
1부 리그 (경조원) 가 미국과 중국
2부 리그 (5~6천조원) 일본과 독일
3부 리그 (3~4천조원) 영국, 인도, 프랑스
4부 리그 (2~3천조원) 캐나다, 이탈리아, 브라질, 러시아, 대한민국
5부 리그 (1~2천조원) 호주, 이란, 스페인, 멕시코, 인도네시아, 사우디, 네덜란드
6부 리그 (800~1천조원) 스위스, 대만, 폴란드, 튀르키예, 스웨덴, 벨기에
7부 리그 (600~800조원) 아르헨티나, 노르웨이, 태국, 이스라엘, 아일랜드, 나이지리아, 아랍에미리트
8부 리그 (500~600조원) 오스트리아, 말레이시아, 이집트, 남아공,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9부 리그 (400~500조원) 덴마크, 방글라데시, 홍콩, 콜롬비아, 파키스탄, 칠레
정도로 대략 정리된다.
사실 미국과 중국외 나라 중 저 1부 리그에 들어갈 만한 나라는 보이지 않는다. 당장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약해질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중국의 기세가 약해질 것 같지도 않다.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이 진행 중이고, 독일은 유로존을 사수하다가 지쳤으며, 러시아는 이번 전쟁 후 다시 한번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나라들 중 인구, 교육수준, 정치 안정도, 국토면적, 자연환경, 부존자원, 기술력, 지정학적 위치, 자본주의발전도 등에서 상승세를 타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남아공,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정체 또는 후퇴 중에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방금 언급한 6개국 중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가 그나마 2400조 vs 1700조로 여전히 30% 정도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앞서있는데 그외 나라들과는 차이가 크다.
다시 1부 리그 국가와 나머지 국가간의 격차가 커지는 데는 무엇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미국과 중국의 슈퍼 파워 전쟁에 있어서 오늘 현재 미국이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칩4 동맹이다. 즉 반도체를 막으면 중국의 성장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전략인 데. 칩4 동맹에 핵심 국가는 미국외에 대한민국, 일본, 대만 3국이다. (번외로 노광장비 업체 ASML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와 시스템 반도체 아키텍쳐의 교과서인 ARM을 보유한 영국은 굳이 칩4 안들어와도 미국 편이라..) 즉 다른 부분도 중요하지만 현재 미국과 중국의 경쟁구도에서 양국의 격차를 유지하거나 벌릴 수 있는 핵심산업이 반도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도체 없이는 컴퓨터, 디스플레이, 가전제품, 스마트폰, 통신장비, 로봇, 센서, 자동차, 위성, 로켓 등 산업 전반에 걸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도체 생산과 개발에 관련된 모든 영역에 걸쳐 미국의 특허와 자금이 안들어간 곳이 없으며 이 반도체를 틀어막아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겠다는 것이 현재 미국의 핵심 전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2019년에 실시한 핵심소재들에 대한 수출규제 역시 같은 차원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이 반도체를 통해 일본을 넘어서는 것에 대한 견제를 하려 했던 것이지만.. 다들 알다시피 결과는 실패.
최근 이슈지만 대만이 1인당 GDP에서 대한민국을 근소하게 추월한 것도 TSMC라는 대만 반도체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정리해보면 국가간 경쟁력이 벌어지는데 있어서. 정확하게는 미국과 중국외 다른 나라들의 국가경쟁력 차이가 벌어지는데 있어서 핵심 분야는 최첨단 반도체 산업이 그 중심에 있다고 보인다. 반도체를 생산하는데는 모든 소재와 모든 장비, 모든 기술이 초고순도, 초고정밀, 초고집적을 요구하는데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던 불화수소만 해도 순도 99.999%가 필요하다. 회로를 구성하는 선들은 극자외선으로 그리는데 그 굵기가 0.3나노에 불과한데.. 어느정도 정밀도인가 하면..튜브를 오고가는 전자가 서로 양자간섭을 일으킬 정도로 가는 선이다. 여러분들이 들을 때 마다 어려워하는 그 양자역학.. 미시세계의 물리적 입구 정도랄까. 이런 물리적 극한에 도전하는 기술들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냥 어지간한 공업국가가 손댈 수 있는 산업이 애초에 아니다.
이 경쟁에 참여 할 수 있는 국가는 전세계에 5개도 되지 않는다.
기승전 반도체라 뭔가 글을 쓰다만 기분이지만.. 오늘 현재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두 패권국가의 다툼에 레버리지가 되고 있는 핵심 산업이 반도체라는 것과 놀랍게도 그 가운데에 대한민국이 끼어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더 잘 해서 성장해 나가길 바래본다.